독락당을 구경하고 옆에 있는 계곡 근처를 살짝 산책한 뒤, 우리는 정혜사지 십삼층석탑으로 향했다. 예전부터 정혜사지 십삼층석탑을 한번 직접 눈으로 보고 싶었는데 마침 너무 가까운 곳에 탑이 있었다.
국보 제40호
경주 정혜사지 십삼층석탑
경주 정혜사지 심삽층석탑
국보 제40호
정혜사는 신라 선덕왕 원년에 중국 당나라 사람인 백우경이 이곳으로 망명와서 짓고 살던 집을 절로 고친 것이라 한다.
경주 정혜사지 심삼층석탑은 1층이 크고 높은데 비해 2층부터 급격히 작아지는 특이한 형태이다. 1층은 정방형으로 다듬은 돌로 네 모서리에 기둥을 세우고 면마다 문 모양을 만들었다. 1층 지붕돌은 넓고 얇은데, 받침 부분은 4개, 위쪽은 8개의 돌을 짜 맞추었고 윗면 모서리에는 내림마루를 새겼다. 2층 이상은 모두 같은 모양으로 크기만 조금씩 다르다. 지붕돌과 위층 몸돌을 하나의 돌로 만들어 지붕만 겹겹이 쌓는 것처럼 보인다. 꼭대기에는 머리장식의 받침돌인 노반이 남아 있다.
정혜사지 십삼층석탑은 신라 석탑으로서는 유일한 13층탑이다. 또한, 장방형 돌을 조립한 1층, 지붕돌과 몸돌을 하나의 돌로 만들어 올린 방식이 일반석인 석탑의 형식에서 벗어나 있다.
정혜사지 십삼층석탑을 실물로 보고 사진을 찍는데 감탄했다. 석탑만 덩그러니 있는 자칫 외로워 보일 수 있는 그런 공간이었는데 주변의 푸르른 나뭇잎들이 탑을 감싸 안아주는 것 같았다.
거기다 바닥이 흙으로 된 것이 아니라 잘 정돈된 잔디밭이었기 때문에 진한 초록의 나무들과 더 조화롭게 어울린 것도 같다.
안내문의 상태도 그렇고 잔디밭도 그렇고 이곳은 문화재가 잘 유지, 보존되고 있는 곳임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입구 쪽에 있는 커다란 은행나무에 무성하게 잎들이 달렸는데, 이런 곳이라면 가을에는 더 멋있는 풍경을 선사할 것 같다.
정혜사지 십삼층석탑은 설명에 나와있듯이 탑의 1층은 크고 높으나 2층부터 급격히 작아진다. 국보가 자리한 곳에 펜스가 없는 게 신기하다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탑 주변에 있는 기둥들이 펜스의 역할을 했다.
탑에 가까이 다가가면 문화재를 보호하자는 방송이 나온다. 그러니 탑 주변의 조명기둥처럼 보이는 기둥 안으로는 들어가지 않아야 한다.
나무도 일부러 이렇게 심어놓은 걸까? 이쪽 방향에서 본 탑에 양쪽으로 탑을 지켜주듯이 나무들이 든든하게 서있다.
그리고 탑 안에 작은 부처를 놓아두었다.
탑은 생각보다 그리 크지는 않은 편이다.
옥산서원이나 독락당 또는 근처 계곡을 방문하러 온 사람이라면 아주 가까운 거리이니 정혜사지 십삼층석탑을 눈에 담고 가시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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